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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한몸소식

[평화신문]수마 할퀴고 간 자리, 복구에 힘보태는 아름다운 손길

관리자 | 2020-08-18 | 조회 700

 

수마 할퀴고 간 자리, 복구에 힘보태는 아름다운 손길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 밥차 운영구례·곡성 수재 농민들 끼니 대접

2020.08.23 발행 [1577호]

 

▲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가 12일 전남 곡성 오곡면종합회관 앞에서 수해 농민들에게 제공할 우리 밀 국수를 준비하고 있다.


▲ 가톨릭농민회 전주교구연합회 소속 김기열·전명란씨 부부가 미나리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가 집중호우로 침수됐다.

 


광주·전남 농가 심각한 피해 입어… 가농 광주, 모금 활동 논의

서울 한마음, 의정부에 긴급지원 연천성당에 생필품 세트 보내  


잇단 집중호우로 전국적 피해가 막심한 가운데 교회 안에서 수재민을 돕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수해가 가장 심한 전라남도 구례와 곡성에서는 ‘우리밀 밥차’가 등장했다. 밥차를 끌고 돕는 이도, 도움을 받는 이도 농민이다. 가톨릭농민회 광주대교구연합회가 참여하는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이사장 정현찬)’는 12일부터 이틀간 밥차를 운영, 수재를 입은 농민들에게 우리밀로 만든 국수를 제공했다. 12일 곡성군 오곡면 종합회관, 13일 구례군 마산면 면민회관에서 위로와 격려를 담아 전한 국수는 450인분에 달한다.

최강은(안드레아, 전주교구 연지동본당)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 상임이사는 “4년 전, 고 백남기 농민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투쟁할 때 많은 국민이 성원과 도움을 주셨다”며 “그렇게 받은 마음을 이번 기회에 나누고 싶었다”고 지원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해에 가장 취약한 이가 바로 농민”이라며 “우리 밀 국수 한 그릇이 농민들에게 다소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밀 밥차는 당분간 계속 달리며 형제애를 전할 예정이다. 최 상임이사는 “나주에서도 밥차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왔다”면서 “마찬가지로 수해가 심한 전북ㆍ충남 방문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나눔에는 전국농민총연맹 전남도연맹과 곡성군농민회, 구례군민회, 보성농민회,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등이 함께했다.

가톨릭농민회 전국본부(회장 정한길)가 조사한 바로는, 14일 현재 가톨릭 농가 중 수해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은 광주ㆍ전남이다. 가농 광주교구연합회 소속 150 농가 중 11 농가가 피해를 봤다. 이들은 침수와 토사 퇴적으로 주택과 과수원ㆍ경작지ㆍ비닐하우스ㆍ축사ㆍ농기계 등을 손실했다. 분회별로는 담양(5)ㆍ곡성(2)ㆍ함평(2)ㆍ나주(1)ㆍ장성(1) 순으로 피해 농가가 많았다. 집계된 총 피해금액은 약 15억 8501만 원으로, 곡성분회에서만 12억 5000만 원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가농 광주교구연합회는 “수해 복구 지원을 위한 모금활동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주교구에서도 막심한 피해가 발생했다. 가농 전주교구연합회 150 농가 가운데 5 농가가 피해를 봤다. 순창(3)ㆍ용진봉동(1)ㆍ진안(1)분회 순이다. 총 피해금액은 2억 4500만 원에 이른다. 순창분회에서만 2억 3200만 원의 피해를 기록했다. 순창분회장 임숙주(필립보, 65, 순창본당)씨는 600평 규모 비닐하우스가 침수돼 무화과나무 1000그루가 손실됐다. 가장 피해가 큰 농가는 미나리 체험농장 ‘가이아’를 운영하는 김기열(이냐시오, 54)ㆍ전명란(클라라, 48)씨 부부 가족이다. 미나리꽝 1400평과 미나리즙을 제조하는 작업실ㆍ체험관 등 건물 3채가 지붕만 남긴 채 침수돼 1억 9000만 원 피해를 봤다. 착즙기를 비롯한 농기계는 모두 망가졌다.

이에 전주교구 농촌사목 전담 조민철 신부와 교구 농촌ㆍ환경사목회 위원들은 12일 부부를 만나, 십시일반 모은 기금을 건넸다. 조 신부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추가적인 도움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농 전주교구연합회도 재해지원비를 전달했다. 마찬가지로 수해를 당한 입장인 순창분회 농민들도 “더 힘든 이웃을 도와야 한다”며 자체적으로 위로금을 전했다. 순창본당과 본당 양업회도 기금을 보탰다.

전명란씨는 “피해가 큰 데다 자녀가 5명이나 있어 덜컥 걱정이 됐다”면서 “많은 분이 신경 써주시고 사랑을 베풀어주신 덕에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본부장 김정환 신부)는 12일 폭우로 큰 타격을 입은 경기 북부 피해가구를 돕기 위해 의정부교구 사회복지법인 대건카리타스에 긴급지원금 875만 원을 전달했다. 기금은 가장 피해가 큰 연천군에 우선 지원된다. 연천성당 관할 구역 내 신자ㆍ비신자 25가구 70여 명에 생필품 세트(4인 기준, 1주일 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마찬가지로 수해가 큰 대전ㆍ춘천ㆍ청주교구 사회복지회 기관과 협력해 피해현황을 파악 중이다. 또한, 협의를 통해 추가 긴급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본부장 김정환 신부는 “폭우로 전국적인 피해가 계속되는 만큼 본부도 상황을 계속 주시하며, 피해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한 지원을 지속하겠다”며 “하루빨리 피해가 복구돼 이재민들이 추가 피해 없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